내 몸에 칸나 한송이 피어난다

처음엔 넓고 푸른 무성한 잎사귀만

내 팔뚝 만한게 자라고 있었지

 

그 푸르던 잎도 밤이되면 흑빛으로

사위어 죽음의 빛깔로 바뀌어 갔기에

비애가 한여름 장댓비 쏟아 내었지

 

허나 동창 밝아오니 해오름과 함께

아침이슬에 목축이고 함초롬 옷 입고

찬란한 햇살로 노래 불르고 있다

 

기상 나팔 불듯 뾰족한 꽃봉오리

8월의 들녘에서 정렬적으로 물들인다

불화산이 되어 붉게 피어오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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