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깜박이 등 켜며
은파 오애숙
별빛이 녹아 마음 속에 스며드는 이밤
달빛마저 달무리 져 긴 기다림의 발포
골이 깊어가는 이 밤 그대 창가로 가서
용기 내 문 두드리네 깨어있을 그대여
인기척에 놀라 숨는 뜸부기처럼 숨던
그 옛날의 내가 그대 그리워하노라니
세월 흘러, 흘러 이순역 바라보고 있어
바람이 지천명 고지 허공에 일고 있네
그 시절 그리워, 그리워 눈썹에 아리는
꿈결에 솟구쳤던 희망 그물결은 어디에
후미진 골짜기로 숨죽이며 들어갔는가
낯선 타향 깜박이등만 켜며 가슴 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