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은파
창세로 이어진 밤 산안개 내릴 때면
밤 이슬 목 울음 차 붉게 토해 한 송이
꽃무릇 울부짖다가 피어난 꽃 이런가
못 잊을 인연 찾지 못하여 두견새의
비애로 각혈하다 가슴에 맺힌 멍울
하얀밤 지새워가며 상사화로 피웠나
고운임 안고픈데 잎들이 자랄 때는
꽃 없고 꽃이 필 땐 꽃 없어 사무치는
애달픈 아련한 사연 아롱지게 수 놓나
서로가 인연으로 만날수 없는 까닭
이룰수 없는 사랑 심연에 빗물처럼
흐르는 비애의 물결 휘날리어 오누나
고운임 얼굴 한 번 보고픈 그 간절함
그 설움 정령 그대 알고는 계시런가
가슴에 활화산이 된 노을빛의 사연을
한 번도 못 본 인연 꼭 한번 보고싶다
망부석 되서라도 억만년 기다리면
그대를 만나리라고 맹세하고 싶은데
나 홀로 이 험한 길 애타게 기다리매
사랑이 왜 이리도 힘들고 고달픈지
인연이 대체 뭔지를 그대에게 묻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