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

조회 수 1059 추천 수 1 2016.03.15 10:17:05

             보약

                                                                                  은파 오 애 숙


밤새 가랑비가 내려
잠자리에서 질척거리다가
해가 동천에 떠올라서야
눈을 뜨는 아침

겨우내 삭막하게 말라 있던
대지 위에 밤새 내려앉은 비가
향그러운 보약 되어
코끝에 다가와 인사하는 정오

싱그러움이 생생하게
고독 날리고 나목에 입 맞추어
선물하는 파란 잎새가
허기진 배를 채우는 봄

몇 고랑 안되는 텃밭의 새싹이
궁금해 마당으로 나서니
밤새 먹은 보약의 힘으로 휘파람 불며
각자의 노래로 제 세상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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