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1월 끝자락에서/은파

조회 수 37 추천 수 0 2021.01.26 12:07:30

겨울은 겨울인가 보다

나도 모르게 움추려 든다

부엌에서도 가스 불을 켜

음식하며 의자에 앉기 보다

벽에 기대 움추려 앉아

핸드폰을 추켜든다

 

카카오톡 메시지가

점점 쌓여 가도 볼 새 없는

눈 먼자의 나날에 짖눌려서

대망의 새해 첫달인 1월이

역사 뒤안길로 사라지려

깃발 휘날릴 태세다

 

올해는 겨울이 길다

모두 코로나 팬더믹으로

보이지 않는 늪에 갇혀 있어

옴짝달싹 못하고 희망날개

펼쳐서 날려고 할 때마다

갈기 갈기 찢기고 있다

 

들판은 동면이 끝났다고

하품하며 기지개 펴고 있는데

지구촌에 불청객이 야금 야금

갉아 먹더니 핵 분열을 만들어

아수라장으로 꿈틀거려 모두

집어 삼켜들 기세이다

 

가끔 주변에 불청객이

화사한 너울 쓰고 스토커로

돌변해 영혼을 갉아먹으려고

살곰살곰 와서 얼굴 드리밀 때

소름이 끼쳐와 아연실색 만들어

등골을 오싹 거리게 하더니

흑빛이 물결쳐 온다

 

심연에 일렁인 물결 속

돼지에게 진주 던져주지

말라는 깃발 올려지고 있어

가슴에 박제 시켜 1월의 창

늪지대서 빠져나오려고  

2월 창 열 준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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