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도시 시카고

수필 조회 수 13 추천 수 0 2021.12.16 20:12:34

 

바람의 도시 시카고 (1)/은파 오애숙

  시카고는 참 아름답습니다. 허나 소슬바람 부는 12월 길섶입니다. 
뇌리 속에 상상의 나래 펴게 하는 시카고! 봄에는 꽃들로 만발하고, 여름이면 미시간호 만이 가진 풍광들! 마음 창에서 파노라마 쳐 뇌리에서 스케치하게 합니다. 20여 년 살던 천사의 도시! 로스엔젤로스와는 또 다른 매력이 스며들고 있네요. 살아생전 기내에서부터 위장병의 고통으로 이틀 동안 물만 먹을 수밖에 없어 '아, 이게 마지막 여행인가!' 건강의 적색 불 깜빡이고 있어. 위태함 나락 치던 기억!

  근래, 건강 상태 휘도라 보니. 가중된 통증으로 협심증 증세인가!...
아니면 위궤양으로 인한 증세인지... 설마 위암의 전초전은 아니겠지.  마음에서 옥신각신 다투는 심란한 어두움의 그물 쳤던 기억들! 삶의 중앙선을 비껴간 해 질 녘, 심연의 소슬바람결로 식은땀을 식혀 마음을 추스러 봅니다. 몸부림의 기나긴 항공시간도 종착지인 시카고 비행 끝맞췄노라 알리는 방송 소리에 풀어놨던 옷을 하나씩 주섬주섬 입고 나서니, 마음 한 켠의 휘파람이 절로 휘날립니다.

  기내를 빠져나오자. 훅~하고 차가운 밤공기가 옥죄여 옵니다.
시카고시는 미국 일리노이주에 속해 있습니다. 시카고 도심 전경 바라보니, 근대 건축을 대표하는 고층 건물이 스카이라인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와우~ 참, 잘 왔다!" 절로 외치게 만듭니다. 우리 일행은 빌딩 숲 사이사이로 도시 중앙에 가로지르는 운하와 강변을 상상해 보며, 여행 가이드 통하여 여행을 즐기게 될 것을 기대하니, 그 어린날 소풍 전 날의 부픈 마음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계획대로 우리 일행은 만찬회 장으로 이동합니다
환영 만찬이 한미문단 문학상 및 출판기념회가 시카 고문학과 공동으로 21년 12월 4일 토요일 4시에 시카고 한인문화회관에서 개최되는 관계로 시카고문협 회원과의 만남이 중국 식당에서 화기애한 분위기 속에 이루어졌습니다. 허나 위통으로 식사할 수 없어 그저 그림의 떡!이었습니다. 하여 2차 장소에서 크림수프 시켰으나, 늦은 시각인 까닭 달아진 수프의 짠맛에 반 컵의 물 탔지만 삼킬 수 없었습니다.

  날씨는 계절을 거스르지 않습니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길 잃는다는 걸 뼈저리게 느낍니다.
인생은 아름다운 건데 이순의 열차 안에서 흩어진 퍼즐 하나씩 모아 한 조각씩 맞춰 봅니다. 퍼즐 조각마다 건강의 적시호가 노란 등에서 빨간 등으로 '삐오 삐오' 요란한 신호를 울리며 구급차가 발동했던 기억들! 가슴을 콕콕 찌릅니다. 청명함 날개 쳐 오더라도 결코 나의 것이 아닐 수 있다는 메시지가 가슴에 바이올린의 현을 타고 깊숙한 폐부를 찌르고 있습니다.

  건강 잃으니 그림의 떡입니다. 시카고가 아무리 아름답운 도시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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