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의 수채화

조회 수 1888 추천 수 3 2016.01.19 03:51:03
                   비오는 날의 수채화
              
                                                                                                                                                         은파 오 애 숙

얼마나 오랜만인가 아주 오랫동안 가슴에서 잊혀간 세월
따듯한 한잔의 커피로 목축이며 사르르 녹아내리는 마음에
광화문 네거리의 찻집에서 그 옛날 비 오던 날을 스케치 한다
밖이 훤히 보이는 찻집에 앉아 창밖으로 흘러내리는 빗소리다

코끝으로 다가오는 커피 향에 옛 추억이 낙수 되어 맘에 녹아들듯
오랜 친구의 손 마주 잡아 흘러간 옛 예기와 함께 빗속으로 들어간다
억수비가 창문 타고 밤새도록 포르테르로 피아노 건반 쳐 내려가듯
창문을 타고 한 방울, 한 방울 모여 한꺼번에 폭포수로 내린다

빗방울이 흘러내려 들로 강으로 가다 모여 바다로 흘러가듯
다시 바다로 흘러간 물이 수증기가 되어 구름 만들어 꽃 비가 되었다
꽃가지에 내리는 가는 빗소리가 시시몬으로 음률을 타고 들판에 내린다
내 가슴에도 에머란드빛이 출렁이련만 가슴속으로만 스며들고 있네


오애숙

2016.01.19 04:36:18
*.3.228.204


메마른 땅이 방긋 웃더니

햇살 속에 갈맷빛이 반짝이고

나들이 나온 꽃봉우리가

여기저기서 군무群舞로 재잘거린다


창문 타고 흘러내린 빗방울이

강으로 가고 바다로 흘러가듯

들판에 에머란드빛이 출렁이지만

메마른 마음에는 아직 겨울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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