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수필 조회 수 2150 추천 수 4 2015.09.15 10:01:17

  수필

                                                  이 아침에

                                                                                                      은파 오 애 숙

 

 

   삶이 소리쳐 웃음 짓는 아침이다. 모처럼 노트 북 열었을 때다. 살짝 열어진 문을 살며시 열고 들어오시는 권사님의 웃음이 햇살 속에 반짝인다.

 

전도사님, 보이지도 않는 눈으로 뭘 그리도 열심히 들여다보세요. ”

, ~. 글을 찾고 있어요.”

아참, 지난번에 준 글 잘 갖고 있지요.”

그럼요. 권사님의 간곡한 부탁 늘 기억하고 있답니다.”

정말이지요.”

제목도 기억하고 있는 걸요. ”

제목이 뭐였지요. , 뭐였는지 기억 못하는데.”

앉아보세요. ‘우리들의 인생은 일흔 살부터라는 시예요.

언제인가는 꼭 발행되는 책속에 실어 드리겠다고 서랍장에 넣어둔 시를 꺼내 액션을 취하며 읽어 드렸다. 


 

우리들의 인생은 일흔 살부터/몸도 마음도 왕성 합니다/

70세에 우리들을 모시러 오면/지금은 안간 다고 전해 주세요//

 

 

우리들의 인생은 여든 살부터/날마다 싱글벙글 웃고 삽니다/

80세에 우리들을 모시러 오면/아직은 빠르다고 전해 주세요//

 

우리들의 인생은 아흔 살부터/날마다 기쁘게 살아 갑니다//

90세에 우리들을 모시러 모면/재촉하지 말라고 전해 주세요//

------우리들의 인생은 일흔 살부터- (작자 미상)

 

맞다. 맞아. 내가 준 종이,  다시 내게 주라. 돈이 얼마가 들던 복사 집에 가서 복사하여 할머니, 할아버지께 나누워 주게.”

권사님, 권사님이 주신 것은 색상지에 꼬깃꼬깃 움켜잡아 꾸겨진 종이래서 복사하면 바탕이 회색으로 나오고요. 꾸겨진 부분이 그물처럼 그대로 나와요. 제가 이번 책자에 집어넣어 줄게요.”

정말이죠. 이 글을 받고 얼마나 깔깔대고 웃었는지. 단번에 주름살이 쫙,  펴지는 느낌이었다니까.”

 

   해맑은 어린아이처럼. 권사님께서는 꾸겨진 종이를 펼쳐 보며 박장대소 친다. 70평생 본인 일로는 큰 병원 문턱에 한 번도 가보지도 못했는데, 다리에 문제가 생겨 무릎 수술로 '일생' 다 살았다 싶었단다. 회복실에서 퇴원하기 직전, Y교회에서 나와 나누워 준 시 읽고, 새 힘을 얻었다고 하셨다. 권사님은 늘, 부족한 나의 글을 읽고도 "아니, 왜 이리 좋은 글들을 쾌쾌 묵키냐"고 성화셨다. 글을 읽으면서도 일본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도 일본에서 나와 이십 세가 되어 한국에 와서 살았는데 어떻게 구십이 다 된 할망구가 이해되는 지. 신기하고 놀랍다며, 뒤 돌아 가시는 모습이 싱그럽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나태하고 게으름에 쥐구멍 찾고 싶었다.  하지만 권사님의 웃음에 다시 삶이 소리친다.  가슴에서 박장대소가 날개 달아 이 아침에 메아리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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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선

2015.10.14 23:19:04
*.192.188.104

아이들이 나이가 어려 신경 쓰실일이 많으신데

글을 많이 쓰시는 것 같습니다.

읽는 독자들이야 감사해야 될 일이지만 

많은 글을 홈피에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소설도 쓰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홈피에 올려 주시면 애독자가 되겠습니다.


오애숙

2015.10.19 18:19:50
*.192.188.104

소설은 거의 중편만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체력과 눈 시력 관계로

소설은 제가 시력이 안정된 다음에

안경 맞춘 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올 해를 넘기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지만 소설을 홈피에 올리면 꼭 독자가 되어 주세요.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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