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년의 그리움
옛 생각
은파 오 애 숙
연초록의 들녘엔 실바람 살랑거리고
스미는 향에 콧끝 간지럼피우는 어느 봄날
여인네의 옷메무새가 유채색 붓으로 단장 할 때
유년의 정오가 채마밭 사이로 물결친다
추억이 나풀거리는 그 옛날 동무생각에
내 놀던 옛동산에 한 번쯤 가보련만
타양살이 십오 년 만에 고향 생각만 이고지고
그리움 달랠길 없어 마음으로만 날개 단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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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향기
은파 오애숙
새롭게 열리어 핀
구월의 쪽빛 아침
축복이 들판에서
알알이 익어가고
하늬바람 속에서
산야에 익어가는
밤 터지는 소리로
밤 잠 깨워 갈 때
그 옛날 그리움에
물드는 맘 속 향기
어린 시절 그 향수
이역만리 곱게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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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찾아 이역만 리
은파 오 애 숙
기억의 주머니 펼쳐본 추억의 앨범이
날개 달아 어린 그 시절로 이끌고 가네
시골, 돌담길 옆 소달구지 말달리고
동네꼬마 친구와 매캐한 길 거닐 때면
토도 독 빗방울 소리 흙 튀어드는 소리
장단 맞춰 흙탕에서 뛰놀던 어린 시절
바람 서너 번 할퀴고 간 거칠어진 숨결로
초가삼간 내 고향 찾은 산천초목 여전해
고운 신발 흙물들여 빗방울 가르며 달렸던
시절로 돌아가 밤새워 하얗게 걷고 싶은데
어이 할꼬 그리운 이 훨훨 시공 넘어갔기에
나 홀로 허공에서 마음의 고향만이고 진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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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노트:
오롯이 떠오르는 기억의 주머니 꺼내어 펼쳐본다.
추억의 앨범이 날개 달아 어린 시절로 이끌고 간다
시골, 돌담길 옆 소달구지 말달리던 어린 시절이다
동네 친구와 매캐한 길 거닐 때면 난데없던 빗소리
토도 독 빗방울로 흙 튀어드는 소리로 신났던 기억
옷 벗어 던져 장단 맞춰 흙탕에서 뛰놀던 옛이야기
바람이 서너 번 할퀴고 간 은빛 머리 거칠어진 숨결에
초가삼간 내 고향 찾은 산천초목 여전하다고들 하나
고운 신발 흙물들이고 빗방울 가르며 달렸던 그 시절
그때로 돌아가 밤새워 하얗게 걷고 싶은데 간데없는 벗
어이 할꼬 그리운 이 훨훨 시공 넘어갔다는 청정 벽력에
홀로 허공 속에서 마음의 고향만이고 지고 돌아왔다네
시인님은 시골에서 사셨나봐요. 농촌 풍경이 물씬 풍겨오네요.
특히 '고향 찾아 삼만리'가 마음을 흔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