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가을비에 스미는 그리움
은파
1
가을비 내리는 날
창문밖으로 떨어지는 빗물 속에
그리움 맘에 녹아내리고
겨울로 가는 길목
죽어가는 나무에 내리는 빗물은
보약으로 스미어드는데
맘속엔 어이하여
그리움 소슬바람에 나뒹굴다가
슬픔으로 스미어드는가
허공에 묻힌 시간
사라져간 어린 시절의 목마름이
허허로운 상현달이네
2
가을비 내리는 날
나 외로이 빗속 걷는 이른 아침에
아련히 그 추억 생각나서
우산도 없이 걷네
함께 거닐던 이 길에 그대가 없어
눈물이 빗물 되어버렸네
맘속에 어이하여
쟁여놓고 가슴 아파 하고 있나
강물 따라 떠난 추억인데
허공에 묻힌 시간
사라져간 젊음 날의 그 추억들이
빗물에 또다시 스며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