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은파
가슴에 삭히고서 뒤 돌아 보지 않고
올 곧게 날개 펼 쳐 세상에 펼치련만
심연에 고인물 되어 일렁인 날개인가
보름달 밝은 빛에 질러가는 기러기
어즈버 떼지어서 소슬바람 사이로
구슬픔 가슴에 안고 진주빛 애한 속에
멀고 먼 세월의 강 건너와 헤아린 맘
몇 해가 되었는지 괜시리 일렁이어
그리움 파문돌이속 휘도라선 밤인지
슬픔도 그 시절의 불가마솥 사랑도
세월강 속에 흘러 구름따라 갔건마는
마음속 고인물 되어 일렁인 밤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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