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정원/은파

조회 수 10 추천 수 0 2021.11.09 23:17:30

시인의 정원/은파 오애숙

 

눈이 시어 낚아채는 계절 

글목에서 글 숲으로 가는 길 

꽃이 만발하게 피었구나 

 

산 등성에서는 먹구름 

몰아쳐 소나기 쏟아지지만 

때 기다리면 태양 보리 

 

일곱 빛깔 무지개 

하늘 문 활짝 열고 웃는다 

비밀의 커튼 친 채로 

 

어떤 날에는 장대비 

이슬비로 바꿔 내릴 때 있다 

나목 포근히 감싸주려 

 

나무에서 알리는 

가을 소리에 눈 들어보니 

만추 홍엽 아름답더니 

 

입동 창가 두드린다 

잿빛 구름 거둬내려고 함박눈 

무희 춤사위로 쏟아질 때 

 

시인의 정원에서는 

행복의 물결 넘실 거리기에 

시 짓기에 불타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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