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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청 가로수 은행잎 사이로
은파 오애숙
말馬 이 살찐다는 이 가을
아름다운 언어의 향그러움
가로수 은행잎 사이 사이로
가슴에 살찌워 피어나고 싶어라
가로수 마다 샛노랗게
가을 햇살 닮아 피어나는
서울대 역에서 관악구청까지
함께 거닐던 그때가 그리운 건
풋풋하던 그 시절
오롯이 피어나는 옛 추억
다시 물들이고 픈 가을이라
이역만리 타향에서 음미해 봄에
제법 선선한 바람 LA 에도
아침과 저녁 불어오고 있어
젊은 시절 그때로 머물고 픈 맘에
낙엽 하나 주워 호수에 배 띄웁니다
그때 그 앤 지금 어디에 있나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 가로수길
이 가을, 가을빛 노란 물결 일렁이어
그 추억의 그 길에 서성이고 있기에
말이 살찌운다는 이 가을
가로수 은행잎 사이 사이로
아름다운 추억 피어나는 향그러움
진정 그대가 있어 행복을 노래합니다
햇살에서 가을향기 그윽하다
어제까진 찌는 듯한 더위가
기승 부려 계란 후라이라도
바윗돌에 구워먹을 날씨였지
높게 청명함 미소 하는 하늘
행복하다고 새들의 노래 소리
말 살찐다는 가을 새는 더 그렇다
오곡이 풍성 해 뭐가 걱정인가
물 맑은 시냇가 발 담그려니
발이 시리워 한기 느끼고 있고
이제 서서히 하루 해도 저물고
한해도 머지않아 해거름 뒤
올 한해 여러가지 잡다한 일
나라 안팎으로 다사다난 했지
언제나 이맘 때면 느끼게 되건만
올해는 왜 이리 유난스러운지
그윽한 가을향그러움으로
내 그리 살고픈데 몸과 맘 따로
늘 부끄럽네 들판의 벼이삭 익으면
익을수록 머릴 숙이고 있는데
우리 인간은 제가 잘났다고만
나팔 불고 있어 신이 우리들에게
벼이삭 좀 보라고 훈계하고 있다네
가을향기 속에서 내게 그대에게
가을 향기 속에서(창방)/은파 오애숙
웃음꽃 화~알짝
쪽빛 하늘 가에
해맑음 피어난다
청명함의 날개로
노래하는 이 가을
새 떼의 지저귐
그 터전 위에서
화사함 갈아입고
서성이던 나목
돌연 이듬해 향한
재충전에 들어선다
약동하는 삶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