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2월의 어느 날
은파 오애숙
12월의 어느 날 맘속에 설렘 일렁인다
그 옛날 첫 사랑의 향기롬 속에 피어나
나목의 눈 꽃 사랑처럼 포근히 다가오네
추억의 언저리 마다 피어오르는 옛 추억
어릴 땐 새 하얗게 장독대도 지붕 위에도
마당 위에도 살랑이는 바람결 속에 사뿐히
나비의 춤 사위 하늘에서 천사들의 합창에
무희들이 뿌려주는 사랑의 씨앗이라 믿었고
가슴 화~알짝 여는 새 하이얀 들녘 속에
뽀얀 눈 부신 향그러움 내 마음 가아득 피는
옛닐곱 첫사람의 향연 살며시 입맞추던 시절
문향의 향기롬 온통 삶의 꿈결 속에 피어올라
첫눈의 향기로 온세상 하얗게 보듬는 줄 알았지
하늘의 뜻을 알아간다는 지천명 고지에서
가끔 첫사랑의 향그럼처럼 그리 못했던 것
회도라 맘속 메아리치는 오묘에 다시 눈 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