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A소천에 부처
은파 오애숙
그녀의 하루가 질긴 하루였는지
짧은 하루였는지 알 수 없다지만
분명한 건 이생에서 해결할 것을
다 하지 못하고 떠난 생이었기에
선대한 이에게 대못 박은 꼴이네
짧은 생애 살거면서 왜 그리도
놓지 못하고 아둥바둥 살았는지
고래심줄보다 더 질긴 집착으로
남 못할 일만 만들고 하직했으니
이생비문 하늘비문에 속할까만
아리송한 그녀의 생애 신의 긍휼
불행 중 다행이라면 넘치는 축복
그녀에게 있어서 섭리라 여기나
가을비처럼 추적추적 그녀 장막
그녀 일생 진흙탕에 얼룩져가네
그녀의 얼룩진 생애 거울 되었나
남의 산에서 나온 별로 쓸모없어
보이는 돌이 자신의 산에서 나는
옥돌 가는데 요긴하게 쓰인다는
타산지석이란 사자성어 반짝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