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서정/은파 오애숙
청명함 꼬리 끝에 파란붓 달아
에머란드 빛으로 하늘을 채색했나
푸르름 날개 치는 구월 초하루
뭉개구름 몽실몽실 피어오르며
들판 풍요로움으로 눈인사 하면서
황금빛 물들이려 물결치고 있다
가을 햇살 가득 나래 펴는 정오
한해 농사에 구릿빛 땀방울 흘리며
결실 위해 발버둥 치는 노고에도
허수아비 아랑곳 하지 않고서
제 세상 인 듯 날개 치는 행복함에
마냥 즐거워 하는 가을의 풍경
이 가을 이역만리 타향살이에
물결쳐 오는 그 옛날 추억 그리움에
무채색 속의 어린 날 일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