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추억의 바닷가 서성이며
은파 오애숙
은빛으로 달무리 지어 찰랑거리는 이 밤
별빛은 파도 속에 미끄러지듯 들어가고
추억은 눈부신 아름다움을 품어 내어도
성난 파도는 시샘하여 수컷의 포호처럼
낮시간 동안 금빛 찬란했던 낭만의 물결
하이얀 포말로 삼키려 입 벌리고 달려드네
아름다웠던 추억의 발자국이 부서져 가며
미끄러져 내려갈 때 하나씩 소중한 낭만을
포호 속의 옛 얘기로 만드는 하얀 모래 밭
우리는 또다시 기억의 실마리 부여잡고서
추억의 이야기 속에 들어가 아름다운 시절
그 시절로 가고파 낭만의 물결에 서성이네
산타모니카 밤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