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렵니까/鞍山백원기 피곤한 눈꺼풀 내려앉고 싶어도 지치도록 기다리는 마음 미안해 하루 종일 깜박이는 눈동자 산을 보다 강을 보고 먼 길을 바라보아도 소식 없어 보이지 않는 사람아 뜨겁게 끓던 삼복염천은 어디로 가고 노래하던 매미마저 떠나 소슬바람에 우수만 스미는데 휘영청 밝은 달 한가윗날 한 아름 선물 안고 오시려나요 눈 감아 그리움에 젖다가 눈 뜨면 행여 오시려나 기다리는 마음 사랑하는 사람아 언제 오시렵니까 오늘도 마을 어귀에 서서 기다립니다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은 희망을 가슴에 안고 산다는 거라 싶어 잠시 생각에 잠깁니다. 어찌 보면 삶이란 기다림의 연속이며 오늘은 내일을 기다리고 내일은 모래를 기다리는 거라 싶습니다.
그리움에 목메 '눈꺼풀 내려앉고 싶어도 지치도록 기다리는 마음 미안해 하루종일 깜박이는 눈동자' 어머니가 되어보니 그 어머니, 그 어머니 맘 가슴으로 읽히고 맘 아파지네요. 영화 한 장면을 보듯하네요.
도시에서 마을 길로 들어오는 동네를 연상케 하는 2연의 애절함 ! 그토록 손꼽아 기다렸는데 '여름이 다 가고~ 소슷바람에 우수만 스미는데 '오지 않는 3연의 서글픈 심정이 눈에 밟힙니다.
주제가 기다림인 우수 깃든 '오시렵니까' 시, 추석 연휴라 조용히 물결치며 가슴에 스며드는 시입니다. 물론 기다림의 대상은 읽는 이의 마음이 각기 다르고 쓰신 시인님의 시작 노트의 주인공이 다르겠지만 기다리다 지친 어머니의 심정, 그 에미의 심정으로 감상하여 봤습니다.
기다림의 달인/은파 오애숙
휘영청 달그림자 속 그리움
삼 년이 하루가 되어버렸는지
녹록한 서글픔 내려앉는 밤
물결치는 갈대숲 바라보며
어제나 저제나 까치 소리에
버선발로 나섰던 울 어머니
회도는 옛 그림자 찾아서
넋 나간 사람처럼 그리움
가슴에 스미어드는 서글픔
휘영청 달그림자 속 그리움
달래려다 귀 기울이는 울부짖음
제새끼 찾으려 발부둥치는 짐승
우~우우 에미의 두 영혼이
밤이슬에 기다림의 서글픔 묻고
어미의 간절함 하얀 밤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