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의 기쁨에
은파 오애숙
생각이 정지한 것처럼
뇌가 또 다른 자아 만들어
삶이 활짝 웃으며 소리쳐도
더는 날고 싶지 않다
그나마 아직 이름과 나이
기억하고 있어 다행이라
그저 연약함 깨닫고
그저 긍휼 구할 수 있기에
지나간 세월의 뒤 안길
뒤돌아보며 생각에 잠기며
그저 연약한 자 비웃고
조롱했던 그 모든 것 참회함에
뇌가 다른 자아 만들어도
소리치는 삶을 부여잡고
밑바닥에 달라붙은 물 한 모금
마저 마시듯 애착이 간다네
시작노트:
주변에 기억이 가물거려
어려움 당하고 있는 자가 많이 있다
그중 그 어려움을 극복한 이가 있다
그녀도 처음엔 다른 이와 다를 바 없었다
몇 해 전만 해도 아파트의 애경사
모두 주도하였던 그녀인데
어느 날부터 뇌에 문제가 생겼다
이웃 할머니가 낫 놓고 ㄱ자 모르듯
알파벳도 모르는 무식쟁이라 손가락
치켜세우던 그녀에게 네 손가락이
그녀를 향해 비아냥 걸린다
당당했던 옛 모습 회상할 적마다
길가에 가다 차바퀴 안으로
들어가 이 세상 하직 하고 싶단다
하지만 육체의 질병에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자들 보며
위로받으며 과거의 교만 참회하며
새 삶으로 남은 시간 쓰고 싶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