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인
은파 오 애 숙
여기에 묘약있소
게 누구 내게
약 주려는자 없나
소리쳐 보아도
허공에 부르짖는
부르짖음이라면
얼마나 서글픈 현실이련가
사노라면
바윗돌 굴려
자갈돌 만들어 살고
모래알로
바윗돌 만드는 것이
우리네 삶이련만
헛 다리 집고 살아왔던 삶에
해 걸음 뒤
울적한 마음 달래려
산길 올라
또 오르고 오르니
그저 보이는 세상
손끝만큼 보이는 건
라이터만한 빌딩일세
누가 묘약 여기 있소
말하려는가
수만의 언어로
형이상학적으로 위로 한들
생명의 안식에 눈 떠
영생얻는 깨달음에
어찌, 그 무엇하고 비교 할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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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현상에
은파 오 애 숙
해넘이 뒤 공원에는 덩그란히
빈 의자만 놓여있어 앉아본다
낯섦이나 왠지 그러고 싶었다
호젓함에 쉼고르게 가슴 연다
기이한 현상에 두 눈이 놀랜다
사는 동안 한 번도 못 봤던 것
실낱같은 솜구름이 머리 위로
잔잔한 물결 흘러가듯 흐른다
구름이 어떤 바람 만나느냐에
행로 바뀌는 우리네 인생처럼
구름따라 바람따라 간 세월에
내 삶의 일부를 보는 것 같다
눈이 집어낸 기이한 현상처럼
몰랐던 것 하나씩 알아가는 것
건축 설계도면 활짝 펼쳐보듯
신나는 일에 경이驚異가 춤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