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의 산책로 걸으며
1
봄비 내리는 이른 아침
우산도 없이 길을 거니네
한없이 걸어가고 있으니
낯익은 거리가 나를 반기네
바쁜 세월에 잊힌 거린데
귓가에 속삭이는 옛이야기네
그때엔 꿈 많은 소녀 시절
향그런 시향에 하얀 밤 세웠네
꿈같은 어린 시절 지나가고
가로수 사이 옛 추억 미소 짓네
2
밤안개 사이 차가운 공기 속
나 홀로 걷고 또 걸어가 보네
계절이 바뀌고 또 바뀌어도
변함없이 봄이면 잎이 돋는데
가버린 그이는 영영 가버렸나
밤새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네
3
흰 눈 내리는 이 거리를
두 손 활짝 높이 펴고 걷네
한없이 걸어가고 있으니
낯익은 거리가 나를 반기네
바쁜 세월 잊힌 거린데
귓가에 속삭이는 옛이야기네
그때엔 함박눈 내리면
내 가슴에 꿈이 쌓여갔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