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그 어느 날의 초상 2

조회 수 6129 추천 수 0 2016.10.06 08:07:27

가을 그 어느 날의 초상 2

                                                           은파
가을이 아프다
무성함을 자랑하던
푸른 숲을 덤불로
그 화려함을 베어내었다

가슴 시리도록
슬픔이 물결쳐 오를 때
소슬바람에 흐느껴 울다
보랏빛 억세꽃에 맘 달랜다

산자락이 술에
취하듯 비틀거리더니
해 그림자를 등에 업고
미끄럼을 타고 있다

어두움을 삼키려 
해넘이가 호수에 들어가나
어둠이 삼키고 있어
내일을 잊은 채 눈썹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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