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이 내릴 때면/은파 오애숙
하이얀 눈이 내리네
밤새 내리는 눈을 보면
어린 시절 그 애 생각나네
함박눈을 좋아해서
겨울이 좋다는 그애는
지금쯤 어디서 뭘하는지
오늘따라 경쾌한 탱고
그 리듬에 맞춰 춤을 추다
비발디 사계가 듣고픈 것은
늙으면 추억을 먹기에
애타는 목마른 그리움인가
설빛 향기속에 네가 보고싶다
너와 나 발레 시간되면
무희들의 춤사위처럼 추던
그 시간 기다리며 즐거워 했지
우윳빛 뽀얀 얼굴에
하얀 발레복 입으며 천사가
내려준 옷 같다고 기뻐했었지
지금도 함박눈 내리면
가끔 발레 시간 춤추던 그때
그리워 가슴으로 물결 일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