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 눈 내릴 때면/은파
함박 눈이 내릴 때면
설빛에 동심으로 가고픈 건
어릴 때 추억들이 가슴에서
휘날리고 있는 까닭입니다
회색빛 도시의 쳇바퀴
벗어나서 잠시 동안이라도
후우울 ~훌 던져 버리고픈 건
우리 모두의 바램일 겁니다
가끔 함박 눈 내릴 때면
전화로 사무실 찾아 오는 길
고생스럽게 알려줘 골탕먹이던
그 애가 가끔 생각 납니다
내게 관심 갖고 있던 그애
아주 싫은 건 아니었던 기억
헌데 가까이 오는 게 싫었는지
지금도 알송달송 합니다
지금 쯤 어디서 뭘 하는지
문득 그애 생각이 나 눈에서
눈 웃음이 번져 입꼬리가 귀에
걸려 미안함이 물결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