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삼일절에 부쳐
은파 오애숙
삭히고 삭히다
동지섣달 기나긴 밤
한으로 숨죽여 울었다
아린 가슴 품에 안고
기나긴 세월 삭힌 한으로
고운 한얼의 향그럼 숨죽였다
후미진 골방의 늪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흘려보낸 소중한 청춘
인고의 숲 막장에서 소리없이
숨 넘어가도 세월의 무덤에 갇혀
응분의 한 속절없이 감추었다
손발 묶인 새장의 새
빼앗긴 보금자리 찾으려
이윽고 목숨 한겨레가 내놓았다
일제 총칼 앞에 뭉친 겨레의 한
붉은 선혈로 내 품는 피가
금빛 날개로 열방에 날개친다
아린 가슴 품에 안고
기나긴 세월 삭힌 한으로
고운 한얼의 향그럼 숨죽인 채
후미진 골방의 늪
굼뜸거름 속수무책으로
흘려보낸 소중한 청춘의 절규
인고의 숲 막장에서
무덤에 갇힌 한 얼의 울분
속절없이 심연에 응분 감추인 채
한 삭이고 삭이다
한겨레의 숨 하나로 뭉쳤다
일제 총칼 앞에 날개로 푸득이려
한겨레 목울음 토하려
손발 묶인 채 새장의 새가
빼앗긴 보금자리 찾으려 피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