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밤 지나
은파 오애숙
삶에 지쳐 어깻죽지 내려앉고 버거울 때
나 홀로 하이얀 안개 사이로 들어가서
걷고 지칠 때까지 걷다 수미진 곳을
발견하고서야 보금자리 찾아 웅크립니다
밤을 잊은 그대처럼 밤안개 피어오르고
호숫가 달무리 지는 언덕 갈대 사이에 서서
희미한 별들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다 눈 뜨여
다시 삶의 제 자리를 찾아 되돌아옵니다
휘 모라 쳐오는 바람, 바람불어 살갗 에이는
새벽녘 된다 해도 더 이상 지치지 말자고
다짐하는 그대처럼 그대 얼굴 떠올려보며
힘든 시간 참아 햇살 가득 가슴에 품습니다
삶에 지쳐 어깻죽지 내려앉고 버거워도
더 이상 지치지 않고 앞을 바라다보며
승리의 고지를 향해 휘파람 불며 힘차게
구릿빛 땀방울 흘리자 다짐하며 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