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뒤안길/은파 오애숙
새봄에 피어나는
설렘의 홍매화 연정에
물들었던 때 언제 였었냐
반문이라도 하듯 봄의 물결도
그저 한 철이다 싶고
작열한 팔월 속에
진초록 녹음에 물들어
매미노래 부르던 한여름도
갈바람에 자취 감추고 귀뚤이
처량하게 울 때면
한바탕 천둥번개
뇌성 치며 가을비 내려
이별의 아픔 온천지에 고할 때
기러기도 비애 맛보면서
먼 여행 준비하는데
온 세상 제 세상인줄
착각으로 한세월 살다가
눈을 뜨고 거울에 비치 몰골에
희끗한 반백 휘날리는 줄도
내 몰라 당황하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