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겨울인가 보다
나도 모르게 움추려 든다
부엌에서도 가스 불을 켜
음식하며 의자에 앉기 보다
벽에 기대 움추려 앉아
핸드폰을 추켜든다
카카오톡 메시지가
점점 쌓여 가도 볼 새 없는
눈 먼자의 나날에 짖눌려서
대망의 새해 첫달인 1월이
역사 뒤안길로 사라지려
깃발 휘날릴 태세다
올해는 겨울이 길다
모두 코로나 팬더믹으로
보이지 않는 늪에 갇혀 있어
옴짝달싹 못하고 희망날개
펼쳐서 날려고 할 때마다
갈기 갈기 찢기고 있다
들판은 동면이 끝났다고
하품하며 기지개 펴고 있는데
지구촌에 불청객이 야금 야금
갉아 먹더니 핵 분열을 만들어
아수라장으로 꿈틀거려 모두
집어 삼켜들 기세이다
가끔 주변에 불청객이
화사한 너울 쓰고 스토커로
돌변해 영혼을 갉아먹으려고
살곰살곰 와서 얼굴 드리밀 때
소름이 끼쳐와 아연실색 만들어
등골을 오싹 거리게 하더니
흑빛이 물결쳐 온다
심연에 일렁인 물결 속
돼지에게 진주 던져주지
말라는 깃발 올려지고 있어
가슴에 박제 시켜 1월의 창
늪지대서 빠져나오려고
2월 창 열 준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