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 풍광의 사유/은파 오애숙
술에 취하듯 비탈길에
미끄러져 내려오는 그대
가을비에 젖는 만산홍엽
살면서 여울 빠른 물살
이토록 상처가 되었던 것
그대, 아는가 묻고 싶다
가을이 깊어가는 길목
심연에 불화산 멍울 되매
그대 진정 알고 계신가
삶 속 분노의 붉은 너울
기필코 타올라 내장 태우며
불화산 만들고 있기에
하늘빛 그 향그러움
들숨과 날숨 들이키려
숨 한 번 토해 내 누나
내 그대의 찬란함도
막바지에 다 달았다는 것
그 이치 깨닫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