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시나브로 피어나는 바닷가/은파 오애숙
어린 시절 물장구치던 그때로 가고파
시나브로 살며시 맘에서 피어나는 꽃
땡볕에서도 사방사방이던 바다 어귀
오롯이 피어나는 옛 그림자의 그추억
눈이 등에 집 짊어지고 다닌 집게에
경이로 춤추다 가여워하던 바다 어귀
그림 그리듯 스케치하며 맘속에 핀 꽃
오롯이 피어나는 옛 그림자의 그추억
세월의 바람이 저편으로 노 저었는데
사알짝궁 고개 들어 시나브로 물밀듯
오롯이 피어나는 옛 그림자의 그추억
이밤, 살아서 고요 깨고 문 두드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