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단풍에게/은파 오애숙
오색 무지개 펼치려던
연둣빛 새싹도 작열한 여름철
태양빛에 물들어 시나브로 갈맷빛 물결
보란 듯 출렁거리더니
마지막 열차 안에서
화려하게 장식하여 연회 연다고
빨강 노랑 주홍 저고리 입고 어서 흥겹게
춤추자고 징 울리는가
하나 자네 그것 아는가
메뚜기도 한 철이란 걸 그것도
아주 잠깐 세월 일세만 어찌 그렇게도
여유만만하고 당당한가
내 이 말을 끝내려고
불꽃놀이하고 있을 때라도 돌연
저승사자 시치미 떼고 아수라장 만들어
문 두드릴 서녘 일세
자연이 말하는 이치는
모두에게 인생은 지극히 짧다고
정신 좀 제발 차리라고 대변하는 걸
그대는 알아야 될 걸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