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길 잃어 버린 목선 하나

조회 수 21 추천 수 0 2022.03.26 19:55:30

길 잃어 버린 목선 하나

                                          은파 오애숙

한 때는 제 본향이
그루터기인걸 알면서도
거대한 함성의 날갯짓으로
젊은이여 카르데 디엠 외치며
어깨에 날개 달았다

제 나름 목선 만들어
희망의 부레 달고 자유롭게
거친 파도 향해 불굴의 의지로
가슴에 깃발 꽂고 나래 펼쳐
자기만의 포물선 그렸지

때론 파도와 바람에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서
제 몫의 실린 짐들을 하나둘
바다에 하나씩 내려놓고자
던져버릴 때 있었지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뻐걱이며 나침판도 잃었으나
세월의 흔적 사이사이 흉몰의
기형에도 새들이 연가 속에
나름 보금자리 만든다

그에게 풍기는 게 있어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진솔한 숲의 냄새 베어 있어
연어가 어머니 강줄기 찾 듯 와
안식처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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