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홍매화 기개 가슴에 슬어/은파 오애숙
아직 겨울 길섶이지만
성긴 나목의 가지 끝에서
동지섣달 인고의 숲 견디어
겨울 햇살 살포시 너울 쓰고
눈 속에서도 얼굴 드러낼
홍매화 미소 기대해요
시가지 어두움 가리고
동지섣달 살갗 에여와도
설움 이겨낸 매향의 기개로
아프고 외로운 긴 동면에서
꿈 잃지 않은 홍매화 품격
가슴에 아로새겨봐요
잃어버린 그대의 꿈을
홍매화의 고결한 품격으로
인내의 늪에 숙성시킨 세한삼우
가슴에서 삭이어낸 순결함으로
온누리 우리 함께 그 향그럼
휘날릴 기대로 견뎌요
아직 겨울, 봄이 오려면
아득하여 동면에 서성이다
숨죽여 날개조차 펼 수 없기에
하루하루 버텨내고 있다 해도
꿈을 향해 버무려 숙성시켜
오색 무지개 바라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