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오월의 향그럼이 나부낄 때
은파 오애숙
오가는 이 거리가 황금 물결로 출렁입니다
사랑이 피어나 사랑으로 하나가 된 거리죠
한 아름 꽃 가슴에 안은 5월이 향그럽네요
언제인가 낯선 거리 여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곳엔 모델들로 출렁거리는 물결이었죠
하지만 뭔가를 경계하는 눈초리였습니다
아가씨들 모두 팔방미인으로 S자 몸매였고
총각들도 쑥 들어간 눈에 오뚝한 코이기에
잡지에서 볼 수 있었던 모델의 집합소였죠
허나 따사하고 온아함이란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는 거리, 심지어 신문 한 장들고
꽂아논 보릿자루 표정으로 파는 모습이었죠
수 십 년 흘러간 세월 속에서 그곳에도 사랑
움터 꽃 피어나고 있고 낭만의 물줄기 흘러
환하게 웃는 물결로 사랑 화알짝 피우겠지요
철장 가려있어 살벌함 감돌던 곳의 마켙거리
자유물결로 환한 빛에 웃으며 노래하고 있나
이 아침 향그럼 찾아볼 수 없던 곳 생각나요
이십여 년 전 러시아 거리, 그 추억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