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언덕에서/은파 오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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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은파 오애숙 시집명 : http://kwaus.org/
출판(발표)연도 : * 출판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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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언덕에서/은파 오애숙
바람 시리게 차가워
옷깃을 여미게 하는 11월
가을이 더 깊어 갈수록
외롭고 쓸쓸해 온다
추수 끝낸 황금들녘
황망하기 그지없는 11월
월동 준비하려 분주한데
왜 마음 갈 곳 잃는 가
철새 제 때 강남 가고
텃새들은 텅 빈 들 웅크리나
제 나름 안락한 보금자리
행복 꿈꾸고 있건만
해 질 녘 사유하는 맘
곱고 어여쁜 단풍잎처럼이나
사랑을 주고 받던 세월도
계수해 보면 얼마런가
바람결에 이리저리
나뒹구는 낙엽의 애잔함
가슴에 스며 그 옛날 따사롭던
어머니의 손길 그립다
동무와 하루 종일 놀다
싸리문을 열고 들어갈 때면
불 지피다 반겨주던 엄니
이맘때 되면 더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