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앓이/은파 오애숙
황금물결로 뒤덮인 갈 들녘
산야의 알록달록 단풍 우거진
만추 풍광 아름다운 물결이여
활활 타오르는 네 아름다움에
설레임의 코스모스 길섶에서
세월의 강줄기 휘돌아 가보매
그 풋풋한 연초록의 향그러움
초록푸른 물결 속 금빛 찬란함
꽃 피우던 영화 어디로 갔는지
그리움 가슴에 물결치고 있어
저만치 흘러간 젊음의 향깅
내 너를 어디서 찾을 수 있으랴
그대는 알알이 익어가고 있는데
나는 길잃은 나그네가 되어가매
아 무정한 세월의 아픈 비애여라
꽃잎이 바람결에 꽃비 내리던 밤
환희로 피어나던 잊을 수 없던 날
세상이 다 내 것만 같았던 날들아
그 환희에 찼던 사랑도 때가 되니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 앞에 울며
젊음도 한때였음을 뒤늦게 알았네
밤 깊어 갈수록 낙엽 흩어지나
그리움 쌓이고 있는 사랑의 찬미
어느 갈 쓸쓸한 빈의자처럼이나
고독 속 애증의 그림자 남기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