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감증
은파 오 애 숙
은혜의 강가로 빛줄기 내려도
목이 마르고 입이 타들어 가도
은혜의 빛줄기 볼 수 없네
숨이 막혀 질식해도 식물인간처럼
널브러진 채 죽엄의 사자 꼭두각시로
살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살고 있네
날름날름 뱀의 혀가 가슴 삼키고
머리 위로 다가와도 보지 못하네
타락한 소돔과 고모라 시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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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달인
은파 오 애 숙
그댄 아직도 훼몰찬
차가운 겨울 속 인가
동지섣달 동면이련가
옛그림자 물결 치며
그리움의 그대 숨결
스물스물 스며오는데
비바람 속에 나뒹군
가을날의 낙엽처럼
길목에서 방황하나
기다림의 달인처럼
매마른 속울음 삼킨
사그랑주머니이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