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갈맷빛에 서성이는데
은파 오 애 숙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인생 해 질 녘이다
애써 낙엽따라 가버린 인생 녘 안 되려고
나뭇잎 한 닢 한 닢을 책장에 소중히 끼운다
어쩌면 이렇게 빨갛게 물들었을까
어쩌면 이렇게 예쁜 노랑으로 물들었을까
청춘 예찬 속에 갈맷빛이 꼬리 감추는 정오다
아하 우리네 인생 녘도 알록달록한
나뭇잎처럼 자식 농사로 웃음꽃 피어야 할 텐데
오늘따라 밤이 더 깊게 느껴진다
아직 아이들 재롱이 남아있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몇 고비나 될까
달빛은 사위워 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