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어깨 쭉지 처진 날
은파
황급히 학부모 미팅 위해
나섰으나 주소지가 달라
다음 기회로 예약 잡는다
어깻죽지 축 처지는 날이다
막내아들인지 큰아들인지
도무지 헷갈리는 날이었다
시간도 누구 말이 맞는 건지
어깻죽지 축 처지는 날이다
쪽빛 하늘과 뭉게구름 사이
허공 이는 바람에 허허로우나
이 세상 모두가 제 세상인 듯
허리 곧추고 날아가는 모습
아침부터 어깻죽지 처지는 날
눈이 집어내는 할머니 모습에
내게 경종을 세게 울리고 있네
정신 바짝 차리라 정신, 정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