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 스펙트럼/은파
글이란 체험과 사색이 낳은 기록인 까닭
젊은 날 초상이던 유일한 청평 잣나무 숲
나만의 녹푸른 물결이 황혼녘에 일렁인다
젊은 시절엔 시간의 쳇바퀴에서 빠져나가
나만의 시간 갖는 게 쉬운 일 아니었지만
잣나무 녹푸름에 녹아 스민 물결의 마중물
온누리 휘날리는 시의 향그러움이 나만의
프리즘 안에서 곰삭이어 오색무지개 날개
그 옛 그림자 자양분되어 존재의 의미속에
사소한 것 하나 밤하늘 불꽃으로 반짝인다
들숨과 날 숨 사이 스며드는 탐욕이란 굴레
나와는 거리 멀던 게 안방까지 차지하고자
야금야금 먹어치우더니 주인행세 하고있어
존재 의식에 은하계 블랙혹에 밀어 붙인다
빛이 프리즘 안 통과시켜 스펙트럼 만들 때
분쇄되어 녹아내려 피어난 형형색색의 향기
가시광선의 영역속에서 아롱진 빛을 만든다
이제 사색이란 공간 체험을 곰삭인 채석장서
금을 연마해 내 안에 빛을 통과 시켜 나만의
독특한 방법 가지고 황금 알을 낳아 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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