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은파 오애숙
이른 아침 농부의 땀방울 결과처럼 활주로에 다가서는 날이 다가온다
생의 한가운데에서 볼 때에는 그깟 거 할 수도 있겠으나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물 흐르듯 지나가는 단계라지만 첫 단추 잘못 단다면 당연히 다음 단계는 뻔하다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모든 것이 어려운 건 모두가 뭔가에 홀려있고 빠져있다
아이들은 저마다 게임에 빠져 있고 젊은이들은 나이트클럽에서 허우적거린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춤바람 노름에 빠졌으나 다행히 부모는 자녀교육에 빠져있다
이른 아침 농부가 결실 맛보는 계절처럼 활주로에 다가서는 졸업식이 다가온다
생의 한가운데 무시할 수 없는 날이기에 진주 같은 구슬이 눈가에 아롱지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