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25시라 해도/은파 오애숙
하루해가 지나간다'
눈 깜빡할 새 성큼성큼
1월의 중턱을 넘었다
젊은 날에는 바삐 살아
나이 먹는 줄도 모르고서
젊은 시절 그리 보냈건만
화살처럼 세월 지나가서
해 질 녘 먹먹한 건지
황혼의 붉은 노을 속에
피어나는 사랑의 향 그럼
가슴으로 피고 있는 까닭
영영이란 전차를 타고서
해 같이 빛난 얼굴 작별
고하고 고개 넘었구려
어둠의 그늘 진 구름 속
제 세상 만든 민낯이란
빗살무늬 갈매기 걸쳐 앉아
세월의 무상함 속 심연에선
우울증 만들어 긴 한숨으로
언제까지 그럴 거냐 묻네
솔로몬의 영화도 결코
들판의 들꽃만 못하건만
하루가 25시가 된다한들
황혼 녘 휘도라서 보노라니
바람결처럼 벌써 어느새
원치 않는 곳 서성이누나
민낯으로 다녀도 얼굴이
고운 여자였는데 거울도
안보는 이들이 되어 스스로
젊음은 항상 곁에 있지 않다
거울 보며 반문하고 있다
또 하루해가 지나간다'
눈 깜빡할 새 2월이 성큼
눈웃음치며 곧 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