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맘속에 내리는 추억의 향그럼
은파 오애숙
비가 오는 날이면 그대와 우산 속 거닐던
그때가 생각나 아직도 맘에서 웃음 짓네
들길에 나부끼는 초록의 향그럼움 맡으며
자동차의 소음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시절
세월이 흐른 뒤 우연히 그 길 걸어 보았네
그댈 찾으려 했으나 찾을 수 없는 그대 흔적
하지만 바람 따라 흘러간 세월 그때의 일이
물안개 걷히듯 맘 속에서 아지랑이 피어나네
잔잔한 호수처럼 맘에서 머물다 떠오른 얼굴
희미한 등불, 퇴색한 낙엽처럼 멀어진 얼굴
웃음 짓는 건 추억은 영원하다고 아직 내 안
추억 주머니에서 문득 나와 가슴을 넘나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