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말소두래기
은파 오애숙
가슴으로 흘러내리는 비가
동그랗게 원 그리며 깊숙이
말이어 올라가는 심연
증발해 싸늘해진 몸뚱이에
애오라지 한줄기 호흡 남아있나
허허롭게 살피는 슬픔
움직이는 것마다 슬픔의 비
훼몰아치는 강변의 따가움으로
총알처럼 빗발쳐 넋 잃은 슬픔
열아혼 순정 바친 몸인데
어이하여 날개쳐 음예공간 만드나
혼례 앞 가신 임에 목메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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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소두래기: 말(言)을 이곳저곳 옮겨 퍼뜨리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