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때죽 나무
은파
척박한 대지 위에 서서
휘몰아쳐 온 역경 뒤로
나목에 겨울눈이 눈뜰 때
공해로 덮어있는 곳에서
희망의 연둣빛 싹틔우네
잎겨드랑이 솟은 꽃봉오리
널따란 땅 향하고 있는 너
어느 날 시선 멈추게 하는
그 아름다운 미덕 속 겸손
세상에 별꽃 되려 피었는가
다섯 개의 꽃잎이 땅으로
향하여 종 모양으로 피어나
지나가고 있는 자에게 경종
울리며 교만은 패망이라고
순백의 옷 입고 숙연케 하네
온갖 봄꽃 진 후에 피어서
장미 향기처럼 고혹적이거나
나일락향처럼 빠져들지 않아
은은함의 향그롬에 편안 주고
죽어서도 불꽃으로 피어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