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 내리는 겨울이면/은파
눈이 내린다
펑펑펑 소리도 없이
사윈 대지 하얗게 만들려고
하늘의 천사들 무희들의
춤사위 휘날린다
솔나무 위에
사푼 사푼 내려앉아
눈꽃 만들고 있어 그런가
그 옛날 그립고 그리워
어린 시절 휘돈다
눈이 올 때면
오빠와 난 커다랗게
눈을 뭉쳐 눈사람 만들어
밀짚모자를 씌우고
눈코 잎도 붙였지
동네 꼬마들과
함께 눈싸움하던 시절
이역만리서 볼 수 없는 풍광
그저 추억 어귀에서의
그리운 물결들
세월의 뒤안길
오빠 언니 그리워하나
추억에서만 볼 수 있기에
함박눈의 추억 속에서
그리움 일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