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옛 시인의 노래 속으로
은파 오애숙
삶이 해맑게 소리쳐 날보고 웃는다
연초록 붓이 급물결 타고서 파랗게
온 들판 물들이며 날개로 푸득인다
문득 스치는 바람처럼 갈맷빛 속에
젊은 시절 그때 추억의 언저리에서
들판에 알알이 익어가듯 피어난다
그리움 마음에서 살랑살랑 사랑스레
일어나고 있는 건 황혼 역의 열차 간
안에서 늙어 가고 있다는 것 일게다
'마른 나뭇가지 잎새 작은 잎새 하나
그대가 나무라해도 내가 잎새라해도
우리 사이에 아무것도 남은 게... .’
창밖에서는 이른 아침 기지개 편 햇살
눈꼬리 높이 치켜들고 들판 날아 가나
‘옛 시인의 노래’처럼 일렁거리는 마음
나이와 겉모습 전혀 아니라고들 하나
옛 시인의 노래 흥얼거려지는 건 뭘까
살며서 시인의 가슴과 눈빛 되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