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은파 오애숙
여전히 바람은 차나 이따금 따사로운 바람
불어 오매 사윈 들 죽었던 땅에 생명 태동한다
언 땅 봄바람 만나니 제세상 만나 활기차매
소슬바람과 마파람의 북풍 차별된 바람이로구나
소슬바람은 나뭇잎을 순간, 낙엽으로 날리나
북풍의 마파람은 초가 상간 날릴 수 있다 싶구려
자음은 모음 만나서 완성된 글자가 형성되고
불씨는 작은 바람 만나 이산 저산을 몽땅 태운다
철이 철을 만남으로 더 날카로워질 수 있으나
철이 물을 만난다면 녹슬어 결코 사용할 수 없다
세상사 독불장군 없어 더불어 사는 이 세상
서로 격려와 사랑으로 살면 어찌 외롭다 하리까
여전히 바람은 차나 이따금 따사로운 바람
불어 오매 사윈 들 죽었던 땅에 생명 태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