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명 고지에서

조회 수 2638 추천 수 1 2016.09.25 00:14:44

지천명 고지에서

                                                                    은파 오애숙

흰 무덤의 꽃 피려는가 갈잎의 속삭임에
사각사각 소리가 머리 위에서 긁적인다

재너머 훼모라치는 언덕 그 길 지나갔건만
휑하니 싸늘한 삶 엉켜 풀 수 없는 실타래

처마 끝 매달린 고드름 낙수 되는 봄비에
수미진 곳으로 꼬리 감추려 달아나는 봄

멀리서 만선 알리려 깃발 높이 치켜들고
날갯치는 뱃고동에도 허공 이는 바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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