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자의 몫/은파 오애숙
사랑하고 헤어지며
제 갈 길 가는 인생
만나고 이별하는 게
우리네 인생이건만
동행길에 있던 이가
불현듯 이생 하직해
뼛속 깊숙한 곳 까지
아픔 스며들고 있어
물결치는 슬픈 심연
목울음 차 오르기에
사람을 보내는 것이
이토록 시린 것인가
오늘 떠나간 그대는
뒤도 안보고 갔건만
슬픔은 남은 자의 몫
가슴에 묻고 사누나
세월 저만치 흘러야
바람결로 씻겨내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꽃이 피어 웃으런가
임이년 태양 떠올라
보란듯 내게 향하매
남은 자의 몫을 갖고
두팔 들고 항해하리